한자풀이 - 42, 기반(基盤), 제약(制約), 공정(工程) 해설
1. 기반(基盤)
基 터 기, ‘기초’나 ‘토대’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基자는 土(흙 토)자와 其(그 기)자가 결합한 모습이예요. 其자는 벼나 곡식의 껍데기를 걸러내던 키를 그린 것입니다. 갑골문에 나온 基자를 보면 키 위로 土자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것은 키나 바구니로 흙을 퍼 나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땅을 파고 기초를 다져야 합니다. 흙을 퍼 나르는 모습을 그린 基자는 건물을 짓기 전에 터를 다진다는 뜻입니다.
盤 소반 반, 초반이라는 단어 할 때 나온 적 있습니다. 盤자는 般(일반 반)자와 皿(그릇 명)자가 결합한 모습으로 ‘소반’이나 ‘쟁반’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2. 제약(制約)
制 마를 제, ‘절제하다’나 ‘억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制자는 未(아닐 미)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예요. 未자는 木(나무 목)자에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본래는 가지가 무성한 나무를 뜻했었습니다. 이렇게 가지가 풍성한 나무를 그린 未자에 刀자를 결합한 制자는 나무의 가지를 다듬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나무의 가지를 치는 것은 모양을 다듬거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制자는 나무가 마음대로 가지를 뻗어 나가지 못하도록 다듬는다는 의미에서 ‘절제하다’나 ‘억제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뜻이 확대되어 지금은 ‘법도’나 ‘규정’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約 묶을 약, ‘묶다’나 ‘약속하다’, ‘맺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초기형태의 글자는 실의 상형인 絲에 손과 발이 묶여 있는 사람의 모양을 상형한 글자입니다. ‘묶다’가 본뜻이고, 약속이라는 뜻은 여기서 파생된 것입니다.
3. 공정(工程)
工 장인 공, ‘장인’이나 ‘일’, ‘솜씨’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工자는 땅을 다질 때 사용하던 도구를 그린 것입니다. 고대에는 성(城)벽을 쌓을 때 ‘달구’라고 하는 도구를 사용해 흙을 다졌습니다. 달구는 막대기에 무거운 돌을 끼워 만든 것으로 흙을 단단하게 다지는 역할을 했습니다. 工자는 달구를 그린 것이지만 도구를 잘 다룬다 하여 ‘장인’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工자가 부수로 쓰이는 글자들은 대부분이 작업이나 일과 관련된 뜻을 전달합니다.
程 법 정, 程度(정도)라는 단어 포스팅하면서 설명한 바 있습니다. ‘한도’나 ‘측량’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程자는 禾(벼 화)자와 呈(드릴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예요. 呈은 여기서 발음 역할만 하고, 程자는 본래 곡물의 무게를 재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습니다. 그래서 마치 등에 짐을 진 듯이 허리를 숙인 呈자를 응용해 벼의 무게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곡식의 무게는 법이 정한 규정에 따라 측정되며 가격이 정해집니다. 그래서 程자는 ‘헤아리다’나 ‘측량’이라는 뜻으로 쓰이다가 후에 ‘법칙’이나 ‘규정’과 같은 의미가 파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