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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풀이 - 27, 수억(數億), 억측(臆測), 피부(皮膚), 피해(被害) 해설

한자생활 2020. 11. 18. 10:00

1. 수억(數億)

셀 수

셀 수, ‘세다’나 ‘계산하다’, ‘헤아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婁자는 여자가 짐들을 포개서 들고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래서인지 한자에서 婁자가 들어간 글자들은 대부분이 ‘겹치다’라는 뜻을 전달합니다. 樓(다락 루), 屢(여러 루)와 같은 글자가 있습니다. 단독으로는 안 쓰입니다. 이렇게 겹침을 뜻하는 婁자에 攵자가 결합한 것은 손에 막대기로 쥐고 셈을 하고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입니다. 婁 끌루자여서 루->수 발음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도 되지만 의미와 연결 지어보면 여성이 짐을 이고 와서 손에 막대기를 쥐고 세어본다, 이렇게 이해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억 억

억 억, 숫자 단위로 억 또는 ‘많은 수’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人(사람 인)자와 意(뜻 의)자가 결합한 모습으로, 사실 의미를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億자는 소전에서야 처음 등장한 글자입니다. 소전 이전에는 意(뜻 의)자가 의미를 대신했기 때문입니다. 億자는 ‘생각’이라는 뜻을 가진 意자에 人자를 더한 것으로 ‘사람이 많은 생각을 한다.’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가 확대되어 지금은 ‘무수히 많다’나 숫자 단위인 ‘억’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2. 억측(臆測)

가슴 억

가슴 억, 신체 부위를 의미하는 月(肉)과 意의 결합으로 가슴을 의미합니다. 意가 들어간 글자들을 보면 의나 억이란 소리를 냅니다. 

 

잴 측

잴 측, ‘헤아리다’나 ‘재다’, ‘측량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測자는 水(물 수)자와 則(법칙 칙)자가 결합한 모습입니다. 則자는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솥에 글을 새긴다는 의미에서 ‘법칙’이나 ‘준칙’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법칙’이라는 뜻을 가진 則자에 水자를 더한 測자는 ‘법의 기준에 따라 측정된 물의 양’이라는 뜻입니다. 測자는 강수량을 측정한다는 의미에서 ‘측량하다’나 ‘헤아리다’나 ‘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습니다.

 

3. 피부(皮膚)

가죽 피

가죽 피, ‘가죽’이나 ‘껍질’, ‘표면’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皮자는 동물의 가죽을 손으로 벗겨내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皮자가 가죽을 뜻하는 革(가죽 혁)자와 다른 점은 갓 잡은 동물의 ‘생가죽’을 벗겨내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皮자와 결합하는 글자들은 대부분이 ‘껍질’이나 ‘표면’, ‘가죽’과 같은 ‘겉면’을 뜻하게 된 것입니다. 

 

살갗 부

살갗 부, 피부, 살갗, 껍질과 같은 뜻을 가집니다. 盧와 肉의 결합인데, 盧를 소리 부분으로 봐야할 수밖에 없지만 사실 발음 상 거리가 좀 있습니다. 그래도 신체부위를 나타내는 肉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봐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피해(被害)

이불 피

이불 피, ‘씌우다’나 ‘덮다’, ‘당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被자는 衣(옷 의)자와 皮(가죽 피)자가 결합한 모습이예요. 被자는 이렇게 ‘겉면’이라는 뜻을 가진 皮자에 衣자를 결합한 것으로 겉에 덮는 옷이라는 의미에서 ‘이불’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이불은 내 몸을 덮는 침구이기 때문에 ‘씌우다’나 ‘덮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습니다.

 

해칠 해

해칠 해, ‘해치다’나 ‘해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害자는 宀(집 면)자와 丰(예쁠 봉)자,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무성한 잎이 달린 풀의 모양 丰자와 입의 상형인 口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금문에서의 형태를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는데, 청동기를 만들 때 거푸집 아래 윗부분의 아귀가 맞지 않아 ‘잘못 만들어진 주물’을 상형한 글자였습니다. 널리 알려진 ‘해롭다’라는 뜻은 이런 사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앞서 金지가 거푸집과 쇳물의 상형이라고 한 적 있는데 이렇게 청동기를 제조하면서부터 생긴 글자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