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춘하추동(春夏秋冬)
春 봄 춘, ‘봄’이나 ‘젊은 나이’ 등의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초기 형태는 日(해 일)자, 艸(풀 초)자, 屯(진칠 둔)자, 林가 둘 또는 셋, 넷이 경우에 따라 결합되어 있었습니다. 풀, 나무, 새싹 모두 비슷합니다. 그러니 간단하게 봄은 새싹과 해! 새싹 셋과 해가 결합되어 봄이란 뜻의 한자를 만들었다 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夏 여름 하, ‘여름’과 ‘중국’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夏자는 頁(머리 혈)자와 夊(천천히 걸을 쇠)자가 결합한 모습이예요. 夏자는 본래 중국 한족(漢族)의 원류인 화하족(華夏族)을 뜻했던 글자였습니다. 하(夏)나라는 기원전 2,070~1,600년경 우왕(禹王)이 세운 중국의 고대 왕조를 말합니다. 상(商)나라 이전 수백 년간 존재했다고 기록된 나라예요. 하나라를 중국의 시초로 보기 때문에 지금도 夏자는 중국이나 중국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夏자가 왜 ‘여름’을 뜻하게 된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가장 주목할 만한 아주 장황한 설을 예로들면, 초기 형태를 ‘기우제에서 춤추는 무당’의 모습을 상형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팔다리가 그려져 있는 사람의 상형에다 두 팔과 두 발을 더 그려 넣은 걸로 파악합니다. 신들린 무당의 격렬한 춤을 형상화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름의 기우제가 모든 제사 가운데에서 규모가 가장 성대했으므로 ‘크다’라는 본뜻이 생겼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 글자는 東周시대에 와서야 기우제를 여름에 올린다 하여 ‘여름’이란 뜻으로도 쓰이게 됩니다. 그 이전인 은나라와 서주 때에는 일년을 반으로 나눈 춘추 두 계절이 있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秋 가을 추, ‘가을’이나 ‘시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秋자는 禾(벼 화)자와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예요. 그래서 秋자는 가을에 곡식이 익어가는 모습을 火자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秋자의 갑골문을 보면 禾자가 아닌 메뚜기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초기 형태를 보면 다양한 메뚜기가 그려져 있는데 불과 함께 그려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불은 바로 농작물이 익어가는 동안 가장 큰 피해를 끼치는 메뚜기떼를 유인하기 위해 밭두둑에 피운 불로, 메뚜기 박멸의 풍속을 반영한 것입니다. 소전체에서 메뚜기가 빠지고 대신 가을의 상징인 벼가 들어갑니다. 이것이 秋의 역사입니다.
冬 겨울 동, ‘겨울’이나 ‘동면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冬자는 冫(얼음 빙)자와 夂(뒤져 올 치)자가 결합한 모습이예요.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冬자를 보면 긴 끈의 양쪽 끝을 묶어놓은 모습만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것은 줄이 풀리지 않게 일을 마무리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冬자는 본래 ‘끝나다’나 ‘마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습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冫자가 더해진 冬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이때부터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겨울’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糸(실 사)자를 더한 終(끝날 종)자가 ‘마치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