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후(氣候)
氣 기운 기, ‘기운’이나 ‘기세’, ‘날씨’라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입니다. 氣자는 气(기운 기)자와 米(쌀 미)자가 결합한 모습이예요. 본래 최초의 글자를 보면 米자가 없는 气자가 먼저 쓰였었습니다. 气자는 하늘에 감도는 공기의 흐름이나 구름을 표현한 것입니다.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획을 세 번 그린 것으로 하늘의 기운을 표현했었습니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숫자 三(석 삼)자 혼동되어 위아래의 획을 구부린 형태로 변형되었습니다. 여기에 소리를 보강하기 위해 米자가 더해졌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候 철 후, ‘기후’나 ‘상황’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철'은 1년을 72후(候)로 나눈 그 하나를 의미하는데, 곧 5일이 1후(候)인것입니다. 생긴 모양만큼 이해하기 복잡한 면이 있는 한자입니다. 候자는 제후를 뜻하는 侯(제후 후)자와 매우 비슷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候자와 侯자의 기원은 같기 때문이예요. 기본 글자는 厂과 矢의 결합으로 ‘표적’입니다. 여기에 사람 둘이 추가되어 侯자가 만들어지고 ‘활을 잘 쏘는 사람’ 즉 ‘명사수’를 뜻합니다. 어떤 학자들은 제후의 본뜻이 여러 명사수들이라고 하는데 일리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侯자는 표적의 상형 厂이 一로 줄어들었음에 비해 원모양대로 그린 것이 바로 候입니다. 표적 혹은 표적을 살피고 바라보다가 본뜻입니다. 한문에서는 이런 뜻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단어에서는 가차된 뜻이 더 많이 쓰입니다. 기후를 제외하고는 후보, 징후, 증후군 정도에 쓰이는 글자입니다.
2. 조건(條件)
條 가지 조, ‘나뭇가지’나 ‘맥락’, ‘조목’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條자는 木(나무 목)자와 攸(바 유)자가 결합한 모습입니다. 攸자는 회초리로 사람을 때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예요. 이렇게 회초리질 하는 모습을 그린 攸자에 木자를 결합한 條자는 회초리의 재질인 ‘나뭇가지’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입니다. 이처럼 條자는 나무의 곁가지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지만, 나뭇가지가 나무에서 파생된 것처럼 조항도 법을 중심으로 파생된 것이라는 의미에서 ‘항목’나 ‘조항’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습니다.
件 것 건, ‘물건’이나 ‘사건’, ‘나누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件자는 人(사람 인)자와 牛(소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예요. 이때 사람을 소와 연관 지어 백정으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 ‘분해하다’가 본뜻이었고, 차츰 ‘나누어진 하나하나’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3. 조달(調達)
調 고를 조, ‘고르다’나 ‘조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調자는 言(말씀 언)자와 周(두루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예요. 周(두루 주)자는 농작물이 빽빽이 들어선 밭을 그린 것으로 빽빽하다가 본뜻이고 여기에서 ‘두루’나 ‘골고루’라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이렇게 ‘빽빽하다’라는 뜻을 가진 周자에 言자를 결합한 調자는 ‘(말이)친밀하다’나 ‘조화롭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조절, 조정, 조사, 강조, 조화, 조율, 순조 등 많은 단어에 쓰입니다.
達 통할 달, ‘통달하다’나 ‘통하다’, ‘막힘이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명확하게 설명할 방법이 없는데 그나마 그럴 듯한 설을 말하자면, 갑골문에서는 辶자와 大(큰 대)자만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것은 사람이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길에 아무도 없는 것을 통해 지나기가 매우 수월하다 해서 본래 ‘막힘이 없다’라는 의미였습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羊(양 양)자가 더해지면서, 양을 몰고 다닐 정도로 ‘막힘이 없다’라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합쳐지면서 지금의 達자가 만들어졌습니다.